국화와 칼 미국이 쓴 일본 보고서

일본에 간 적 없는 미국인이 연구한 국화와 칼

1941년 12월 7일, 미국 역사상 ‘치욕’으로 기억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미국 땅 하와이 진주만의 해군 함대, 육상 시설, 공군기지에 일본 뇌격기와 폭격기가 떨어졌습니다.

‘진주만 공습’

일본 보고서 ‘국화와 칼’이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이 되는 태평양 전쟁의 시작입니다.

미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제2차 세계대전’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철수하고 참전을 선포합니다.

잠자는 거인의 콧털을 뽑은 일본은 재앙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1944년 6월, 미군은 사이판에 상륙한 후 일본군을 가까이에서 마주치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미군은 얼마나 무서운 적과 싸우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로써 미국 국무부에서는 인류학 박사인 루스 베네틱트에게 ‘일본인은 어떤 국민인지 규명해 달라’는 ‘일본 연구’를 위촉 했습니다.

군사상의 것이든, 외교상의 것이든, 최고 정책의 여러 문제에서 일어나는 것이든, 이에 대한 통찰력이 요구 되었고 본격적인 ‘국화와 칼’이 시작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정작 ‘국화와 칼’ 저자 자신은 일본을 방문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일본 기행문이나 견문기가 아니기도 하며 ‘평균적인 일본인의 행동과 사고의 틀’을 탐구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학문적 연구에서 그 대상을 직접 목격하지 않은 쪽이 주관적인 관점이 개입되지 않아 오히려 더 객관적이고 엄밀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저자 베네딕트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록 눈에 거슬리더라도 그 차이를 인정할 줄 아는 냉철한 인식이 요구된다고 했습니다.

즉 다른 나라의 문화가 지닌 관점이 비록 자신의 견해와 충돌하더라도, 그것 나름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것이 저자가 말하는 ‘어느 정도의 관대함’ 입니다.

특히 극심하게 충돌하는 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매우 비상한 관대함’이 요구됩니다.

그래야만 적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만이 사용할 가치가 있기 때문 입니다.

2023, 올해로 국화와 칼이 연구가 시작된 지 80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일본인들에게 불어닥친 엄청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여전히 현재의 일본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저자의 지적인 명확함과 유려한 문체가 더해져 이 책은 영원한 고전이 되었습니다.

당시 미국인들은 일본인은 선천적으로 배신을 잘하는 미치광이 종족이라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일본인에 대한 미국인들의 편견은 ‘전쟁 선동’에 이미 활용되었습니다.

최강대국 미국이 일본의 선제공격 계획을 몰랐을 리 없었습니다.

당시 미국 대통령 루즈벨트는 나치가 유럽을 점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속히 개입하여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미국 국민은 유럽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때문에 참전 선전포고를 위한 명분이 필요했기 때문에 고의로 일본을 자극해 미국을 공격하도록 한 것입니다.

미 국무부 입장에서는 선제공격에 대한 위험 부담은 있지만 일본을 침략자로 보이게 해야 할명분이 확실했습니다.

특히 일본이 패전 후 수장들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정확히 예측해야 했습니다.

‘국화와 칼’ 연구 중 예상을 빗나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오키나와 전투에서 보여준 일본의 ‘가미카제’ 자살특공대의 행보를 본 미군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죽음으로 싸울 것을 맹세했던 일본군들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유순하고 우호적으로 변화했습니다.

단지 천황이 “참을 수 없는 것도 참으라, 항복하라, 그리고 평화로운 일본을 새롭게 건설하라”라고 했기 때문에 즉시 그 말을 따랐을 뿐입니다.

일본인들은 대게 천황을 신으로 믿고 있습니다.

여기서 ‘천황이 정말로 신 인가’ 하는 점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본인 그리고 일본 문화에 대해 연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일본이 문호를 개방한 1868년 이래 일본인에 대해 쓴 모든 저작물에는, 세계 어느 국민에게도 쓰인 적이 없는 ‘그러나 또한’ 이라는 기괴한 표현이 자주 나옵니다.

“유례없이 예의가 바르다. 그러나 또한 그들은 불손하며 건방지다.”

일본인은 최고로 싸움을 좋아하면서도 얌전하고, 완고하면서도 적응력이 있고, 용감하면서도 겁쟁이 입니다.

일본 국민은 국화를 가꿉니다. 그러나 또한 칼을 숭배합니다.

평화를 사랑하면서도 전쟁을 숭상하는 일본인의 이중성을 잘 드러냈습니다.

일본 사람들 스스로도 자신들은 앞에 내세우는 얼굴과 속마음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한국은 일본과 숙명적인 관계입니다.

따라서 일본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일본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본을 아는 것과 일본 문화를 아는 것은 다릅니다.

한국인이라면 ‘국화와 칼’을 필독서로 삼아도 좋을 저작임에 분명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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